2013/12/15

오코노미야끼


어제 점심으로 갑자기 먹고 싶어져서
집 앞 편의점에서 얼린 해산물을 사서 만들었던 오코노미야키.
혼자 먹었지만,
비주얼과 맛에 모두 반해서...
급하게 사진을 찍었었다.


한 나라의 독특한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그 나라, 혹은, 지역에서 흔하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서 독특한 맛과
그 나라 사람들이 왜 이런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을까를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음식 안에 역사가 있기 때문이에
재미있는 음식일수록, 그와 연관된흥미로운 역사가 깃들어있기도 하다.

납작 둥글한 모양으로 '팬'을 이용해 요리한다는 기본은
우리나라의 전, 아메리카와 유럽의 팬케익, 프랑스의 크레페 등등 비슷한 여러가지들을 연상케 하는데,
묽은 반죽에 양배추를 얇게 채썰어서 섞은 것을 기본으로 두툼하게 부쳐내며, 소스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생김새는 가장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두꺼운 피자가 연상되는 듯한 두툼납작한 모습을 띄고 있는 칸사이(오사카)오코노미야키와
여러 층의 양배추 기본 부침사이로 야키소바(볶음국수류), 해산물, 삼겹살 구이 등등을 넣어 쌓이올린 모습을 하고 있는 히로시마오코노미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히로시마와 오사카 두 지역이 모두 '우리가 원조'라고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카사에서는 오코노미야키를 밥반찬으로까지 해서 먹는 반면,
히로시마에서는 이를 웃음거리로 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까지 한다고 하니,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일본 전역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볼 수 있다만,
이 두 지역에서 만큼은, 혹은 이 두 지역 출신의 사람과 이야기 할 경우에는 '오코노미야키'라고 그냥 해야지, '히로시마(혹은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 라고 지칭했다가는 험악한 꼴이 날 정도라고 하니, 매너로서 기억해둘만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어디가 정말 원조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인데,
위키(영문)를 참조하자면, 첫 기록은 16세기즈음 등장하나, 재료는 전혀 달랐다고 한다.
여러가지 변형을 겪다가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1923년 간토대지진 후라고 한다.


자, 이제 내가 만든 오코노미야키로 돌아가보자.
오코노미야키라는 이름 자체가 좋아하는 구이이듯,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넣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일본이니 간편하지, 독일에서는 참 힘들게 만들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였다) 오코노미야키가 좋다. ㅎㅎ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는 한 일본인이 한국인유학생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것인데,
오코노미야키를 두툼하게 부치면서
옆에 계란 후라이를 구워 위에 오도록 부치는, 히로시마 식에 가까운 (허나, 매우 약식의 형태) 모습의 오코노미야키이다.





나에게는 오코노미야키 소스의 강한 향에,
마요네즈라... 칼로리의 적이자, 또다른 강한 향의 소스의 조합은 사실 좀 많이 부담스럽다.
오코노미야키 식당에서 먹으면서도
재료가 강한 소스향에 샤삭... 맛을 감추고 씹는맛만은 남겼던 것이였다.  (물론 비주얼은 무척 좋았다만 - 아래에 식당에서 먹었던 것 사진을 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마음대로 만들기에....
적당한 소스만 뿌린뒤, 위에 가쓰오부시를 듬뿍 울렸고,
반숙 계란을 좋아하니까, 계란도 반숙으로 익혀서 반을 잘랐을 때,
덜익은 노른자가 스윽- 소스처럼 베어나오도록 만들었다.
앗흐응~~
너무 맛있게 먹은 듯.


추신.-----------------------------------------------------------
아래는, 오코노미야키 전문점에서 사먹은 것인데,
맛이 기억 나질 않는다. -_-;; 소스가 참 강해서
소스맛이 거의 다 차지했었다는 기억밖에는, 어떤 오코노미야키였는지도 모르겠다;;
듣기로는 식당들마다 다르게 소스를 만든다고도 하던데, 어쩌면 맛집이 아니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사람들과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어 먹으면서도 소스를 왕창 뿌려먹던 것으로 보아서는 소스 맛으로 사람들도 먹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일본에서의 오코노미야키를 맛보고 싶어했던 것만큼은 소원성취했었던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2013/12/12

영국 집이 춥다는데- 영국인이 춥다는 일본집은?

인터넷을 하다보니,
영국집이 춥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가서 읽게 되었었다.

난방비 폭탄에 대처하는 영국인 겨울 홈웨어

http://v.daum.net/link/51666689


그런데 읽다보니....
그럼 도대체 일본은 뭔가- 싶어지는 거였다.
같은 연구소에서 일하며 알게된 3명의 영국인이 모두 일본의 추운집(?)에 놀라워(??)했었기 때문이다. -3명 모두영국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
-0-

그러고보니, 영국인들이 모두 '터무니없는 일본 난방시스템'만 언급하며,
집이 춥다-정도로만 이야기하지,
추워죽겠다까지는 아니였다.
나름 영국에서 단련되어있다보니, 일본의 추운 집은 그래도 살만했던걸까.

일본, 도쿄의 집들은
창문이 이중창이 아니라, 얇은 단일창에
따로 난방시스템없고,
목재건물의 경우에는 벽도 얇아서 단열은 커녕 단음도 안되어 길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다 들릴 정도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밖의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것이
작년 겨울 2-3번 정도 밖에 없을 정도로 온화한 날씨란 것이겠지.
그런데도
집안에서 입김이 보이고,
이불 아래 바닥닿는 곳이 방바닥과 나의 온도차에 물이 응결해서 축축하게 젖어버리고,
난로를 켜지 않으면 손이 시려서 타자치는 감각을 잃던 것은 무엇인지.

뭐... 올해 두 번째인 이 겨울은 그래도 나름 방열작업도 했고,
작년의 경험덕분에 놀라지는 않게 된다.
그러려니하며, 등유난로를 트는 거지.

2013/12/08

도쿄의 헌책방 거리 (칸다 진보쵸)


도쿄 내에 헌 책 서점들로 즐비한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 블로그와 기삿글을 통해 알게 되었었다.



(길 건넛편으로... 주욱 이어지는 가게들이 헌책방들이다
-한 블럭 넘어서 저너머까지도 헌책방 간판들로 가득했다-
직사광선이 상점내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게들은 모두 북향에 위치한다고 인터넷상에서 주워들었다.)


지금껏, ... 한국에서도 헌 책 방 찾아가보긴 했었다만-
그리고 다른 나라의 몇 헌 책방을 가보기도 했다만-
헌책방 "거리"를 본 적은 없어서
관련 글들을 찾아보며 점점 더 흥미로움을 느꼈었다.

칸다 진보쵸라고 불리는 지역인데,
근처에 대학이 3곳이나 있다보니 자연스레 중고서적 거래가 활기를 띄게 된 곳이라고 한다.
수 년 전만해도 더 큰 규모였다고?
헌데, 현재의 거리도 내가 보기에 이미 무척 큰 터였다.
또한, 기대하고 이곳을 찾은 또다른 이유라면,
대학가의 중고서점가라면, 영어책을 찾기도 쉽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추측이였다.
그리고 역시나!~

초반에 들려본 서점들 3곳 모두 영문 중고책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뭐가 뭔지는 둘러봐야 알 수 있지만,
원래 서점에 뭔가 목적을 갖고 가기 보단-
윈도우 쇼핑하듯
두리번 거리는 내 스타일에
이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조건이다.




헌책방들은 우리나라의 헌책방이나, 다른 여타 나라의 헌책방들처럼
'저렴이'들은 서점 앞/밖까지도 주욱 쌓여있다.
100엔부터 300-500엔 정도면 왠만한 작은 사이즈의 소설류를 사 볼 수 있다.

책들의 상태는 매우 좋은 수준.
다만, 내 일본어는 이 책들을 건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제목도 못 알아듣는데 뭐. -_-;


이곳의 헌책방들은 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어서,
듣기로는 만화책들을 대량 보유하기도 하고,
잡지류,
그리고 내가 들린 곳들은 예술서적,
전공서적들을 모아 놓은 곳들도 있었다.

특히나, 예술분야 서적이 있었던 한 상점에서는
나는 유럽의 도서관 박물관에 온 기분은 한 켠에서 느껴봤다.

 

 이렇게...
현대 책들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일의 양장책들이 가득한 책장에서는..



1800년대에 출판된 책도 봤다!
헌책으로 싼 책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앤티크한 책수집가를 위한 곳도 있는 것이였다.
(내가 한 번 집어본 책은 11만엔 이였으니.. 
내 DSLR카메라 보다도 귀하신 몸이셨다 -0-. 
책장 넘기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다시 살포시 책장에 돌려넣었었다.)

 


서점마다 그 수집품 성격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전시를 해놓았고,
잘 찾는다면 괜찮은 영문서적을 찾는 것도 가능해보이는 지역이였다.

덕분에 이 사진의 서점과 전공서적을 파는 서점(사진없음)에서 한 참 머물렀었다.
내가 이번에 구매한 아이템은 전공서적을 파는 곳에서 획득한 것인데,
와웅....
이럴수가!
나는 이걸 보고 대번에 반해버렸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대가 제작한 이집트 건축물 스케치 원본을 재발행한 (미국에서 1987)책이 있는게 아닌가!


이 책의 스케치들이 내가 갖고 있는(한국에 있는) 이집트 관련 다른 책자들에서 종종
인용되던 터라...
나에게 이 책의 그림들은 익숙한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항상 궁금해하던 책을 이렇게 도쿄의 헌책방에서 만날 줄이야.
나는 아주 무거운 그 무게에도 불구하고...
바로 책을 사왔다.
가끔... 책을 펴보면서 내 이집트 여행지들을 되새겨보는 재미를 즐겨보기 위해서랄까.




저렇게 거대한 그림을 보고 있자니....
아아 ... 이집트 여행가서 저것들을 직접 보던 그 순간이
무척 멋진 일이였음을 한 번 더 깨닫게 된다.


칸다 진보쵸 중고서점 거리..
도쿄에서 내가 혼자 즐기러 갈 수 있는, 좋아하는 곳이 드이어 생겼다.


==============
방문 팁.
------------------------
진보쵸 역, 혹은 오차노미즈, 신오차노미즈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있다.
주변으로 카페도 많아서 책을 사서 카페에 앉아 읽고 있는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책 안에 혹은 책이 꽂혀있는 책장에 책 가격이 표시되어있다.
==============

2013/12/01

카카오스토리를 관두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라던가?

일본에서의 녹록치 않은 생활에 외로움이 사무쳐 시작했었던 카카오 스토리였었다.
그런데, 내가 심사가 정말 단단히 꼬였는지,
카카오스토리를 하면 할 수 록,
외로움은 더욱 심해져가는 거였다.

결국 나는 부러움에 서글퍼하느니, 외로움을 이길 방법으로 카카오스토리를 접기로 마음먹었다.
차라리 이런저런 연락이 안되는 편이
외로운 해외생활을 이겨내기에는 훨씬 나을것 같다.
죽은듯이 사는 것이 해외생활 아니던가.

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