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0

[book] 요리 본능(원제:Catching fire: how cooking made us human)


사람의 생활에서 식생활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루 세 끼에 간식과 야식을 사먹거나 만들어먹는다.
차를 끓여 마시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주 몇 차례 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느 문화라고 한 들, '식사'라 하면 따뜻하게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음식들을 떠올리게 된다.

점심으로 바로 금방 만들은 토마토 소스와 알텐데로 잘 삶아진 롱파스타면을 그릇에 옮겨놓고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파스타에 파마산 치즈를 갈아서 뿌려보자.
혹은 저녁으로 따뜻한 밥 한 그릇과 멸치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낸 된장국과 불고기, 우렁조림, 계란찜 등 갖가지 반찬들을 차려놓았다고 해보자.

아~이런 따뜻한 음식이 주는 포만감에 우리는 무척 익숙해져 있다.
아마 여러 사람들 경험해봤을 것이다. 따뜻한 식사- 그것이 주는 포만감과 만족감은 우리가 생야채를 먹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따뜻한 요리는 앞서 말했듯, 어느 한 문화에 속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지구상 어느 곳이듯,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생존방법"이다.

왜 '조리'를 '생존방법'이라 칭하느냐 묻는다면,
불을 이용한 조리는 우리의 소화기관 밖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일차적인 소화과정이기 때문이다.
가열을 함으로서 질긴 생고기와 딱딱한 야채들은 부드럽게 변한다.
생 야채 혹은 생 고기를 먹는 동물들과 비교할 때, 인간의 턱과 치아 그리고 소화기관들은 모두 턱없이 작은데, 이러한 작은 기관들은 사실 '조리된 음식'에 최적화 된 형태라 할 수 있다.
필요없이 수 시간 야채를 질겅질겅 앂을 필요도 없고, 생 고기를 뼈에서 뜯어내야 할 필요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부드럽게 조리된 음식을 먹기에는 필요없이 큰 소화기관은 유지를 위한 에너지만 낭비시킬 뿐이다.
그리고 더불어, 조리는 소화흡수율을 비약적으로 높여준다. 이는 곧 적은 양을 먹어도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가열 조리'를 인류진화사의 관점에서 풀어낸 요리본능이라는 책은 그 시작에서부터 흥미로울수밖에 없던 것은 아무래도 내가 모르던 요리에 대한 다른 관점을 열어주었기 때문인 듯 싶다.
지금까지 내가 요리를 문화적인 것으로 바라봐왔다면,
이 책의 관점은 '가열 조리'의 시작을 인류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단, 이 책을 읽으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작가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라는 점이다. 인류의 진화의 모습과 발굴지에서의 불을 이용, 그리고 다양한 인류문화들을 비교하며 '~~ 렇지 않겠는가!'라는 추측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 나는 이 책의 관점에 대해 꽤 타당하다고 설득당해버렸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대략적으로 풀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생명체라 하면, 일차적으로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효과적으로 생존율을 높인 개체가 어려운 환경에 닥쳐도 살아남게 되기에 진화사적인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가열조리'는 유인원에게 큰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였을 것을 보고 있다. 가열조리가 소화를 쉽게 만들어주자, 크고 힘쌘 턱과 치아들은 필요없고, 소화기관들이 획기적으로 작아지고, 짧아졌다.
그 큰 소화기관의 유지 에너지가 잉여에너지가 되면서, 이는 곧 뇌의 발달을 야기했다 (뇌가 발전하면 사냥 성공률과 채집/수확량도 높아지니 생존율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불'을 항시 사용하면서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고,
짧아진 식사시간과 높은 소화율은 인류가 식사에 보내야 하는 시간을 거의 하루 전체에서 수 시간으로 줄여주었다.
그 덕분에 그 남는 시간동안 인류는 장거리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사냥과 채집등을 위해), 이를 위한 긴 다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가열 조리'는 이후, 인간의 여성/남성 성분업을 야기시키는데 이에 따라 곧 '결혼'이라는 문화적인 관습의 발전과도 이어지게 된다.
한 쌍을 이루어 한 측이 요리를 하는 동안 (연기 등으로 장소를 노출시키며, 무방비하게 된다), 다른 한 측은 요리하는 이와 조리음식을 다른 이로부터 지키게 된다.
허나 이것은 곧 불평등한 가중업무를 여성에게 지우는 결과를 야기했다.

다만, 소소하게나마 이 책이 부족한 점이라면,
원시인류의 '가열조리'에 대한 검증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조리 도구가 딱히 없었을 터이니, 뚜렷한 증거를 찾을 길이 막막하다.
한 편으로는 인류의 성분업이 정말 '요리'와 '보호'였을지 의문이 생긴다. 남성이 여성을 '식사'를 제공하는 노동력으로 '소유'하고자 한 것은 아닐지? 의아해지는 측면이라면 먹거리를 굳이 빼앗아 먹지 않아도 되는 풍족한 문화권(주로 열대지방)에서 조차도 여성이 조리를 주로 맡아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참고로, 음식을 함께 먹으면 '결혼'으로 치부하는 부족도 있고(성관계는 매우 자유로운 반면), 이성간에 음식을 권유하는 것을 '유혹'으로 볼 수 도 있다고 하니 - 혹시라도 매우 낯선 문화권에 간다면 잘 알아둬야 할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어떤 문화권이든, '식문화'는 첫번째로 잘 알고가야 하는 부분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Bagel 빵집이 집으로 왔다

여러차례의 실패를 통해
이제는 완벽한 베이글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저번주에 통밀 베이글과 블루베리 베이글을 구웠고


그 성공에 힘입어
오늘은 통밀 베이글, 건포도-시나몬 베이글, 그리고 호두 베이글을 구웠다.



지난주, 그리고 이번주와 다음주까지도..
내 아침식사를 책임질 녀석들이 쌓여있으니 마음도 든든하구나.


2014/12/18

Venus Express가 ... 끝났다.

내 6년간의 시간을 함께 해 온 Venus Express가 그 수명을 다했다.

Venus Express는 유럽 우주 항공국 (ESA)에서 운영한 금성 탐사선이다.
2006년에 금성궤도에 진입해서
약 8년간의 관측을 마치고
이제 공식적인 미션의 끝을 알려왔다.

http://www.esa.int/Our_Activities/Space_Science/Venus_Express/Venus_Express_goes_gently_into_the_night

보통의 우주미션은 1년을 최적의 수명으로 예상하고 계획을 짜기 때문에 8년간의 관측은 사실 무척 성공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Venus Express로 약 400편의 논문이 발행 되었고, 내 한 편의 논문과 곧 2편의 논문이 여기에 더 추가되는 셈이다.

한 우주 미션의 시작은 보통 사람들이 무척 흥분해서 여기저기 알리지만,
한 미션의 끝은 이렇게 조용히 마무리를 짓는구나.

금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만, 일반적으로 미션이 끝나면 연구지원을 받는 것은 사실상 거의 어렵다.
이는 곧 본격적인 행성간의 떠돌이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한 셈이다.
금성. 이에대한 관측 자료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슬퍼진다.
미션 중반에 참여한 나도 이런데,
만약 한 탐사선을 초기의 기획부터 참여하게 된다면.. 그 애정이 얼마나 깊어질지 상상하기 힘들다.

2014/12/08

丹沢山(Tanzawa yama)

가을에 다녀온 산인데,
여짓껏 늦장을 부리느라 .. 이제서야 사진을 올린다.
작년 가을에도 한 번 다녀왔던 산이였는데,
그 때에는 당일치기로 한 반면에,
이번에는 1박2일로, 거의 15시간의 산행을 하고 왔다.

아.. 둘쨋날 10시간 산행은 좀 무리였다. 집에와서 뻗어버린듯.
그래도 경치가 참 좋았구나~!

겨울 동안은 한동안 산행 못할테니, 잘 다녀온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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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와야마.
내가 사는 곳에서 전철로 한시간 만에 출발점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다.
높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파라서 꽤 힘든 산이였고,
물을 뜰 수 있는 곳이 찾기 힘들거나 30분은 왕복해야 하는 거리에 있으니, 산행 출발시 물을 넉넉히 갖고 가는 것이 이득일 듯 싶다.

산 정상 즈음은 암벽으로만 이루어져있으니,
정상은 매우 조심해야하는 산.
그래서... 사실 지루함 없이 매우 재미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첫 산행은 날씨가 정말 안좋았다!

안개가 점차.. 짙어져서 물 속을 걷는 것 마냥, 느껴질 정도였으니.
산 정상의 산장에 하룻밤 묶었는데,
바람이 어찌나 센지, 2층에서 잠자는 동안 바람에 산장이 무너질 듯 흔들렸다;;;
(그래도 잠은 잘 잤다만)



그리고 그 다음날.
일기예보 대로(!)
쾌청한 날씨가 되어있었고,
많은 산장의 투숙객들은 일출을 보러 밖으로 나왔다.








야~
일출은 새해가 아니라도 그 강렬한 인상은 언제든 똑같다.

내가 묵은 산장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탁월한 전망이라 할 수 있었다.
동쪽으로는 일출을 서쪽으로는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정상에 위치하고 있었으니.


(일출 전의 후지산)



(일출 후의 후지산)
햇빛에 붉은 기운에 바로 수 십 분 전과 다른 느낌을 준다.
 


그리고 아침 식사후... 산행을 하는 동안에 보이던 후지산.

탄자와 야마는 아무래도 그 경치에 산행을 하러 사람들이 많이 올 듯 싶어지는 곳이였다.




















내려오는 길에 만났던 한 일본인 아주머니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 일본어를 이해도 잘 해주실 뿐더러,
산을 워낙 좋아하시는 지, 산행 수업도 들으며 알게된 친구와 함께 산행을 즐기시고 계셨다.
등산길에 간식을 다 먹어버린 나에게
이런저런 먹거리를 챙겨주시더니, 내가 이 근처에 살면서 주말이면 산행을 자주 한다고 하자,
자신이 갖고 있던 탄자와야마 지역의 등산 상세지도를 주며 더 즐기라고 하시던 게 아닌가.
우연히도 탄자와야마에서 도쿄로 가는 길도 함께 하게 되었었는데
마지막에 성함이라도 여쭤볼껄- 작별인사후에 닫히던 전철 문 앞에서 아쉬워하게 되었었다.


산행을 다니는 동안
여러 친절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구나.

2014/11/23

세계 무역의 불평등 - '식량전쟁' (라즈 파텔 지음)

요즘 슈퍼에 가면 다른 나라의 제품과 식품들을 쉽게 살 수 있다. 중국산 수저부터, 미국산 밀가루, 뉴질랜드 산 소고기, 브라질 커피, 프랑스 와인 등등.
아주 저렴한 물건들부터, 고가의 특산품들까지.

그러나 해외에 자주 다녀본 이들이라면 분명하게 아는 것이 있을 터이다.
'현지의 특산품'이 수입된 내 집 근처의 대형 마트에서의 물품보다 저렴하고
농수산물의 경우에는 높은 품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세금, 운송비, 인건비 등을 거론하겠지만,
사실 우리가 보는 가격의 차액은 그것을 공급하는 대형기업들이 수익으로 거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식량전쟁'이라는 책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세계무역'의 비정상적인 형태를 도표와 여러 예들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농민들은 세계 도처에서 상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러한 삼품을 소비하는 우리 일반 사람들 역시 세계 도처에 존재한다.
'세계자유무역'이라는 이름은 이러한 공급과 수요를 맞춰줄 효율적인 해결책인양  정부에서는 말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농민들을 쥐어짜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말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농민들에게 물품을 사서 가공/운반하여 슈퍼의 가판대에 놓이는 과정은 대규모의 필요성으로 인해 세계적인 규모의 몇 몇 대기업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이상학적일 정도로 극심한 이 병목현상은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나는 전혀 모르던 사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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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반/가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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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소비자)
이 정도 되는 셈인건가.

농민들이 수출을 위해 이 몇 안되는 대기업에 세계적인 다른 생산국들과도 경쟁해서 선택되어야 하다보니,
발생하는 부작용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투자비 겨우 될 정도로 단가를 낮춰야한다.
이를 위해 이는 곧 농약/비료의 남발을 해야하고,
한 해 농사를 망치기라도 하면 이들에게 부채는 산처럼 쌓여 자살에 이르기까지도 한다.
높은 농민의 자살률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놀랍게도 세계적으로도 중소규모 농가들의 공통점이 되었다.
대기업들의 횡포는 사실 이 점에 착안했다.
높은 생산량을 근거로,
농민들에게 자회사의 농약/비료, 그리고 심지어는 종자까지 세트로 판매를 유도한다.
이는 곧 세계 곳곳의 다양한 식생을 파괴하고 단일종이 세계에 퍼지게 만들고 있다.이미 미국에서는 콩의 단일화가 심각할정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는 다른 나라로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곳의 환경에 맞춰 다양성으로 진화를 해오는 생태계에 인간이 확실하게 영향을 끼치기에 이르는 셈이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아마존의 눈물, 혹은 열대우림 파괴에 브라질의 무분별한 자연파괴를 탓하지만...
그 근원에는 화전을 일구며 열대우림을 파괴해서, 낮은 단가의 콩을 생산해야
저렴한 콩을 사들이는 세계기업과 그들의 요구에 맞춰야 살아남는 농민이라는 약자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을 탓하면서, 각종 콩가공품을 만들어내는 대기업 제품을 사는 것이 얼마나 앞뒤 안맞는 행동이란 말인지..

'식량전쟁' 안에서는 스타벅스, 네슬레, 맥도날드, 월마트 등을 거론한다만, 비단 이들에 불과한 일이 아님은 자명하다.
세계기업으로 자부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공통된 점에 해당한다.
더불어 이러한 대기업들이 말하는 유기농은 사실 눈가리고 아웅일 뿐, 세계자유무역은 진정한 유기농을 만들어낼 수 없는 구조이기에 가능할 수가 없다.

우리가 슈퍼에서 보는 저렴한
세계 다른 곳의 농산물, 수입 가공품 속에는
그 지역의 자연파괴와 농부들의 피땀이 배여있고, 이를 마치 현대사회의 특권으로 포장하는 대이기업의 농락이 어우러져 있는 셈이다.

세계자유무역이 일반화되어가는 이 시점, 우리는 충분한 고심이 필요할 터이다.

왜 세계에는 어느 한 쪽은 고도 비만으로 고심하고, 어느 한 쪽은 기아로 고통을 받는가?
그리고 왜 세계적으로 농민들은 '세계자유무역 협정'에 목숨을 걸고 반대하는가?
우리는 '이경해'씨라고 세계무역기구 회의장 앞에서 자살을 선택한 이를 알고있는가?
대형 마트의 싼 제품이 정말 우리를 위한 것일까? 정당한 가격이란 무엇일까?

물론 재래시장 토산품이라고 해서 환경친화적이란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뚜렷히 할 수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내가 이 책을 보며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사는 이 제품, 이 가공품이 정당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필요성이다.
대기업의 가공농산물보다는 재래시장의 토산품을 구입해서 지역경제를 지원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공정무역거래품을 사거나,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대형 슈퍼마켓의 산지 불분명한 벌크 가공품은 가능하면 지양하는 것이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싶어진다.

옛날에 비싸던 것이 세계무역으로 갑자기 싸진 것-
그것은 사실 인류사적으로 좋은 점이 결코 아니다.
대기업이 배를 불릴 수록, 전세계적인 부의 불균등이나 환경파괴, 생태계파괴는 급속으로 가속될 뿐이다.

2014/11/14

집에서 김장김치를 보내줬다.

한국에서 멀던 독일과는 달리,
일본이라서 가능한 것은
집에서 담근 김치를 2-3일만에 공수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진심으로 고심을 했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사진으로도 보여주며 자랑할 수 있을까...'
ㅎㅎㅎㅎㅎ

아~

수육이 그동안 땡기지 않았던 이유가 맛있는 겉절이가 없어서 였었나 싶어질정도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2014/10/12

Panpastel

그동안 좀 큰 도시에 나갈때마다 두리번 거리며 찾던 미술전문점을 2년만에 드디어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왜 이렇게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 것인가!더불어 이제 경제력이 생겼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이전에는 보기만 하고 탐내하기만 하던 것들을
내가 살 수 있다는 행복감을 느끼며...
 그 중 너무 신기해보였던 Panpastel을 장만했다.
이건 정말...
충동구매.







지금껏 파스텔은... 초등학생때 단 몇 번 써본 것이 다였는데.이 파스텔은 마치 화장품에서 그 모티브를 따온 듯, 색조화장품의 그것을 생각케하는 디자인과쓰임새를 갖고 있다.

今日は日本語で









今日日本語で発表して、応援をもらいました。





 
私も外人なのに。

こんにちは、私は韓国から来たイヨンジュです。仕事はJAXAで研究することです。私は金星の研究をしています。そして、他のさまざまな分野について研究する人に出会うことがよくあります。これは日本人に限った話はありません。他の国から来た研究者がかなりいるからです。私は日本語が下手なので日本語で話をするよりふだんは、英語を使用します。日本に来る前に、私はドイツにも長期間いたので、英語で話すことに慣れていましたからね。だから、研究所内の外国人と知り合いになって友達になったりします。
他の研究者たちは、地球の高層大気を研究したり、太陽や宇宙論、あるいは宇宙機器の開発など、さまざまなものをします。別の仕事をするから、私の研究は話していません。ふだんは、毎日の生活について話を主にします。そして、誰かが良いアイデアを出せば、いっしょうに行ったり、映画を見たりして、暇を潰しています。
外国人の友達は通常外見が日本人と明確に区別がされます。ブロンドや茶色の髪、白や黒い肌。しかし、韓国から来た私は日本人と区別が難しいです。私入ったすべてのお店では、店員が常に日本語で話しかけてきます。“私は日本語が下手です”と言えば、その時初めて、“外国人ですか?中国人?台湾?韓国人?”と言いながら聞いて来ます。
これらの例はもっとあります。日本に来たばかりのころ、外国人の友たちと一緒に夕食をしに行ったことがあります。いつものようにメニューを受けとりました。日本語で書かれているので、ゆっくりと読んで、どんな料理があるかをみました。しかし、速く読めなくって、やっと1ページを読んでいたときです。ところが、他の友達はみんな“決定した!あなたは?”と尋ねました。私はびっくりしました。どのようにメニューを速く読んだかと不思議に思いました。友たちはびっくりして、“ええ?”
ああ...し...!
知ってみると、私を除いた他の友たちは皆英語メニューを受けとりました。私だけ日本語メニューを受けとりました。
レストラン店員が私を外国人と一緒に来た日本人と考えたようです。
同じような外観なので、外国人にもかかわらず、外国人に認識されない場合が頻繁です。そして私はいつも、“日本語下手です”と言うことを放棄しました。私が思うには、日本人、韓国人、台湾人、中国人は 区別が容易ではないです。簡単に区別さられている人も多いが、あいまいに見える人が多いですからね。中国へ2カ月間旅をしたり、短い期間台湾も行ったりしました。現在日本で2年間住んで見て知った事です。韓国では韓国人扱いが当たり前で、中国では中国人扱い、台湾では台湾人扱い、そして今日本では、日本が取り扱いを受けます。
日本で生活初めだころ、日本語を全く聞き取れないときに、困難な経験をたくさんしました。今では下手ですけど日本語が可能です。病院も一人で行くことができるし、観光をするときは、ガイドの説明も少し解ります。
だから、今は外国人扱いはいなくっても結構です。日本語が可能だからです。 
むしろ、たまに日本人が私と話を交わしては、「外国人」であることを知ると、皆、“日本語をよくしていますね!”と応援をしてくれます。おかげで、日本語の勉強がより楽しくなります。




2014/10/03

조카


나는 해외생활 6년 째.
그리고 내 해외생활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만 6살인 조카.

조카는 어느새 훌쩍 커서
일본에도 어머니와 함께 오더니,
이제는 카카오 톡으로 '이모 보고 싶어요', '이모 사랑해요'라며 문자를 보낸다.

오늘은 새벽부터 잠을 깰 정도로 스트레스와 한 창 씨름하던 와중이였는데,
조카 문자 덕분에 나는 잠깐, 몇 분 이나마, 마음을 풀어보게 된다.
'나도 보고싶어~', '사랑해 은규야'.

.. 음. 흐뭇하다.

2014/09/22

Bouldering shoes 암벽등반 전문화 장만했다

하루 하루.
저녁시간이 다가올수록 여러가지 생각과 걱정 등등 일 이상의 감정을 소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으로 인해 효율없이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나를 연구실을 박차고 나서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다른 활동이다.

최근 내가 즐기는 여러가지 활동 중 하나는 실내 암벽등반!
암벽등반은 운좋게 시작할 수 있었던 셈인데, 체육관이 우리집에서 매우 가깝게 있고, 연구소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가는 사람들이 있는 덕분이다.

로프를 갖고 하는 것을 이전에 해보면서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거리감이 생겼었다.
그러나 로프를 갖고 하지 않더라도, 특별한 장비없이 수 미터만 손과 발을 이용해 오르는 Bouldering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암벽등반에 곧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 혼자서도 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

지난 겨울부터 시작했으니, 곧 일 년이 되어 가는 셈이다.
실내 암벽등반 시설이 있는 곳이라면
평생의 취미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순간부터
내가 가장 갖고 싶어진 것은 전문 신발이였고, 드디어 장만했다!

음하하하하~

매우 꽉 조여지는 불편함에 이거 정말 내 사이즈가 맞아?!?할 정도로 발이 아픈 것이 
'맞는'사이즈라 할 수 있는 특이한 신발이다.
발가락이 신발을 꽉 채워서, 돌이 발의 한 귀퉁에만이라도 닿으면 지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발 밑면이 굴곡이 있으면 가격이 오르는.... (다르게 말하면 평평한 곳에서 걷기에는 불편하다)
지상의 편함과는 거리가 있는 암벽등반 전문화.

나는 이 불편한 녀석을 아침저녁으로 매일 신어서 내 발에 익숙해지게 만들기로 작정했다.
다음 암벽등반부터는 이녀석과 함께라니, 벌써 즐거워 진다.

2014/09/18

행성과학을 하는 사람 2 - 그런데도, 하는 이유

1.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자신이 효율적으로 일한다면 다른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다. (능력제).
참고로, 야근에 대해 각 국에서의 시선은 좀 다르다. 야근을 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우리나라에서 본다면, 유럽에서는 비효율적인 사람으로 보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미국은 왠지.. 우리나라와 비슷할 것 같다??
2. 자신의 능력에 대한 어필능력을 기르게 된다. 내가 아는 것을 파는 셈이니까.
3. 학회장에 있는 각국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적어진다.
4. 아마, 모든 세부적인 직장들이 그러하듯, 행성과학 역시 정말 다양한 분야들이 존재한다. 아마 학부시절, 심지어는 박사과정을 하던 동안에도 잘 모르던 분야의 존재를 깨닫는다.
5.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다. 아이디어와 능력만 있다면, 그리고 더불어 협력자까지 있다면, 시작해볼 수 있다. 사실, 아이디어는 단순한 연구주제부터, 큰 수십년 프로젝트에도 해당한다. 소행성 착륙선이나 로봇을 보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니까.
그만큼 본인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게 된다.
6. 다른 직업에 비해, 대중적으로 쉽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분야라서 인 듯 (우리나라는 제외- 발사체 개발과 첫 우주인은 참 많이 비판받았었지).
7. 직장을 옮겨다녀서 그렇지, 어떻게든 직장은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다. 사실, 그래서 걱정하는 것 자체는 '내가 원하는 직장'일 것인가-인 것이지, 직장을 못찾을까봐는 아니다. (나만 천하태평인건가?)
8. 세계를 누리리라-라는 꿈이 있고, 새로운 생활이 힘들어도 즐길 수 있다면, 이 떠돌이 생활, 잘 맞을 수 있다.
9. 내가 쓴 논문이, 내가 죽은 후에도 두고두고 오래 쓰일 수도 있다. 행성탐사선은 많이 비싸서 그리 자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구에서의 관측은 적절한 조건에 맞아야 하며, 비싼 관측기기의 사용허가가 쉽게 나오지 않다. 그래서 오래된 논문들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물론, 그만큼 좋은 내용을 만들어야 하겠지.
10. 9번과 같은 이유로 인해, 무엇인가를 '최초'로 분석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흥분감이 있다. 아마도, 이 일을 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주의. 관련 논문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2014/09/17

행성과학을 하는 사람 1 - 불만

1. 돈 크게 벌 생각 일찍 접으면, 상관없다.
생각해보면, 나는 초등학생 때, '과학자'를 할거야라고 말하던 때부터, 이미 돈은 살만큼만 벌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허나, 솔직히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능력/인맥/운의 삼박자이 맞는 이는 매우 풍요로운 생활도 할 수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이런 자리는 몇 없으며, 거기에다 그만큼 일하는 시간은 늘어나므로 돈 때문보다는 명예욕에 사람들은 높은 자리를 추구하게 된다.)
2. 장기 직장이 거의 없다. 단기간 계약직. 항상 다음 직장 혹은 다음 연구 프로포절을 찾아야 한다. 욕나온다.
3. '휴가'라 해도 정말 일을 놓지 못한다. (놓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1번같이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휴일에도 일해야 뭔가 돌아간다. 아니면, 그냥 삽질하는 일이 있는 경우에도 휴가에 쉬지 못하고 일하게 되거나.)
4.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특히, 논리적인 영작과 영어 토론을 해야 한다.
5. 갑자기, 한 노장이 일어나 '그게 아니야!', '나는 못 믿어! 잘 못 된 연구야!'라고 말하고 보는 경우들도 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큰 상실감에 시달리게 되던데. 더군다나 이런 공격을 학회장에서 공개적으로 받는 경우도 여러차례 봤다. 나는 과연 언제쯤 슬기롭게 대처할수 있을까? 감정적인 부분을 다치지 않고 '사실'에 대한 것만 걸러서 듣는 법을 배워야 할텐데.
6. 보스의 원조에 크게 좌우된다.
7. 이 분야는 인맥이 최고다.
8. 해외 출장은 여행이 아니다. 일하러 이틀 비행기타고 왔다갔다하고, 시차 적응에 수 일을 날려먹으나, 그러한 시간들은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9. 100% 능력제이자, 99.9%의 행운제이기도 하다. 능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변수에 따라 천재가 둔재가 되어 퇴화될수도 있다. 무능한 상사/오류자료처리/뜻밖의 사건(예, 준비한 우주 탐사선의 실패) 등등. 수많은 이들이 '운이 나빠' 제실력 못키우고 나자빠진다. 만약, 그러한 상실감에 실질적인 조언을 주는 멘토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가장 큰 행운! 멘토 있는 사람은, 복 받은 거다.
10. 언제나 불확실성과 싸워야 한다. 그래서 경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너무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다. 무엇을 파고 들지, 포기할지 - 실현 가능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11. '자금'을 따야한다. 어떻게 하는지 봐두고 싶다.

연구의 단계

너무 많은 것들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손을 놓는 것 보다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 부터,
그리고 현재 하고 있던 삽질부터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거다.

쉽게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장 결론을 내려려 하지않아도 될거다.
그만큼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니까.

보이는 것 까지.
내가 분명하게 '그렇다' 할 수 있는 것과, '그럴지도 모른다'라고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모든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들도 노트해두며 정리하자.

이 모든 것이 '자료의 오류'가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내가 한 모든 일들이 '일련의 실수'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겠니.
나는 과학을 하는 거다.만들어가는 과정이 타당한지 언제나 점검하고,
자료는 여러가지 것들을 살피고 또 살펴서 오류들을 잡아내고,

내가 보는 결과가 설명이 가능한 현상인지 찾아내는 거다.

나는 내가 가진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자료의 오류'를 확인 하는 것일지, 혹은 진짜 현상일지 모르겠다면,
규칙성 혹은 오류 가능성을 체크해야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자료의 불확실성 속에서 많이 힘들어하는 것은 똑같은 이치일 것이다.
나만 특별하게 힘든일 하는 것이 아니야.






하지만....
아무래 그래도...
자료의 오류 가능성은 최대한 적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내가 쓰고 싶은 자료라해도, 믿고 쓸 자료인지 확인하고 써야한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경험치' 인 것인가...!

2014/09/16

도쿄도에서 가장 높은 산, Kumotoriyama (쿠모토리산, 2017 m)

뒤늦은 업데이트.
7월 마지막 휴일에 다녀왔었던 쿠모토리 산행기이다.

이 날의 산행은 나의 여러차례에 걸친 산행에서도 꽤 색다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1박 2일의 산행을 하면서 일본의 산장에 처음으로 숙박을 해보았으니.
최근 홀로 산행을 종종 하다보니, 나처럼 여자건 남자건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예를 들자면, 이 날 밤 묶은 산장에서 한 방에 머무른 여자들 4명(나 포함)이 모두 솔로 산행자였다!

나에게 산행을 즐기는 이유는 그다지 특별하지않다.
평소 시달리던 일들이나 걱정들에서 멀리 떨어져서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는 점이니까.

그러나 혼자하는 산행은 사실 일본에 오기 전까지는 해본적이 없었다.
왠지 위험할것 같았다고나 할까?
산은 친구와 가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아는 지인이 없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같이 가자고 할 거란 말인가? 하하하하
그냥 혼자라도 가보자-고 시작해보니,
의외의 수확으로 큰 깨달음이 있었다.

혼자 하는 산행은 신경 쓸 일행이 없다보니, 스트레스가 적을 뿐더러,
스스로에게 집중을 하게 되는 맛이 있다.
무념무상으로 조용히 길을 걷게 되는 그것은 나에게 모처럼의 평화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이렇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혼자 다니는 산행을 즐기기 시작한 것일까...?
안타깝지만, 나는 산장의 여자 솔로 산행자들에게 물어볼수가 없었다.
아직 일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이런 대화까지는 어렵기 때문이지;;;ㅎㅎ뭐, 그래도 간단한 대화는 통했으니 그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오르는 길은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강렬한 햇빝아래 안개가 자욱해지더니...)

(비가 다소곳하게 내려서 더위없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자, 여기가 산 정상!
원래 날씨가 좋다면 이 팻말 뒷편으로 후지산이 보인다.)

(안개덕분에 산장으로 가는 길은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산장에서의 하룻밤은 꽤 편안했다.
관리인이 있으며 숙식을 해결할수 있어서
내가 굳이 침낭과 식사용품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물론, 숙식요금만큼 돈을 내야 하고,
음식은 매우 조촐하다.
그러나 가벼운 가방만 들고 산행을 할 수 있으면,
따뜻하게 방금한 밥과 국을 편하게 먹을 수 있기에
나는 망설임없이 숙식요금을 선택했다.

그러나-
단점은 기상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였다.
아, 놔....
4시에 점등하더니,
5시 좀 넘자, 아침먹으라고 부른다.
거의 비몽사몽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하던 때가 6시 반이였던가...?

(하산 길,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본 바로 전에 지나간 듯한 동물의 발자국.
선명하게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 위로 흔적이 남아있다.
산돼지일까, 사슴일까 잘 알지 못했는데,
후에, 야생 사슴이었을거라고 짐작하게 된다.
돌아가는 버스 정거장에서 만난 다른 산행자가 신나서 야생사슴 동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직접 못 봐서 아쉬워도, 분명 내 주변에도 어디에선가 있었겠지!)

이 산행.. 나는 꽤 마음에 들었다.
도쿄에서 가까운 거리인데도 이런 산이 있다니.

2014/09/13

라면에 대한 기억

나의 기억속- 라면은 그다지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라면을 가끔씩이나마 끓여먹던 것은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부이셨던 부모님과 고학년이였던 언니가 집에 없어서 혼자 밥을 해먹어야 하는데 마땅히 먹을 것이 없으면 라면에 손이 갔었다.

언제부턴가, 라면은 나에게 좀 멀리해야 할 식품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5분만에 만들게 되는 빠른 속도는 정성이 없어 보였고,탄수화물과 염분 과다 섭취는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던 것이다.
허나, 바로 위의 말들은 나의 라면에 대한 거리감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핑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솔직 단순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라면은 "아버지가 수시로 만들어먹던, 좋아하시던 식품"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오랜 시간, 건강이 많이 좋지 않으셨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다고 운동을 안하시던 아버지.
 그러한 몸상태로 종종 라면을 끓여드셨다.
먹을 것도 없고, 라면이 가장 좋다나...?
그러한 아버지는 나에게 자기자신을 포기한 듯 싶어보였다.
고혈압으로 고생하면서 왜 고염분으로 유명한 라면을 좋아하는가?
신선한 야채, 운동을 멀리한 채, 왜 그렇게 자신에게 안좋은 음식을 제공하며
자신의 건강을 헤치느냔말이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이어
내 건강은 스스로 챙긴다는 의무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불량 먹거리인 라면은 가장 먼저 퇴출마땅한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대학 졸업후에도,
그리고 독일에서도, 일본에서도 이어져나가다 보니,
나는 라면을 멀리할 뿐이였다.

그런데 라면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은 모두가 라면을 좋아할 것이라고 믿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한국의 친구와 지인,
그리고 심지어는 나의 가족들까지도
나에게 보내는 소포나 방문 기념 선물에는 항상 라면이 끼여있었다.
고맙다고 받기는 했으나, 처치방법이 없어서 그냥 쟁여두다가 일 년 넘게 지나도록 안먹고 버리게 되곤 했다 (라면 유통기한 의외로 짧아서 반년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은 일본에서의 생활에서도 이어져서
라면은 그다지 나에게 반갑지 않은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받게 되어 처치곤란이 되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매우 오래간만에
맛있는 라면이 먹고 싶어서 끓여먹게 되었다.
봉지 뒤의 설명에 적힌 정량의 물에
송송 썰은 파도 넣고
적당한 시간을 끓여 내니,
쫄깃한 식감에 뜨거워도 꼭꼭 씹어 먹는 맛이 생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어머니가 손수 담가주신 김치를 꺼내서 얹어먹으면
좋아하지 않는 그 무엇도 다 맛있는 음식으로 변해버린다.

별다른 노력없이 쉽게 만들어
휘리릭 먹어버리게 되는 라면.
강한 분말스프의 맛...
이 자극적인 맛을 아버지는 좋아하셨던 것일까?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를 이해하지는 못하겠지.
왜냐면 아버지는 '가장 빨리 라면을 끓이는 방법'을 나에게 전수해주시곤
이제 더이상 이야기를 나눌수 없게 되었다.

아버지의 기일인 오늘.
나는 라면을 먹으며 아버지를 기리는 셈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제사음식준비로 바쁠 텐데
오늘 저녁에는 집에 전화라도 해야지.


2014/09/11

다이나믹하고도 쉴 틈 없었던 한 주의 여름 휴가

60대이신 어머니,
30대인 나,
그리고 6세인 조카.

이 독특한 조합의 일본 여행은
심상치 않은 조화만큼이나
쉽게 풀리지 않으면서도
이상한 조화(?)를 이루게 된 독특한 인생경험의 시간이 되었다.

장담하건데,
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겠지.







 










 







7일간의 일정:
1박 2일 도쿄 오다이바.
건담/온천 테마파크/레고랜드

(타마 동물원을 계획했었으나)
하루는 집에서 휴식/쇼핑

3박 4일간 일본 중서부지역 신칸센 여행
Toyama(토야마)에서 시작하는 Kurobe Alpine route를 이용해서
Tateyama(해발 약 3,000m)의 정상 가까운 Murodo를 약 2시간 둘러보았고,
Kurobe의 Kurobe George Railway(쿠로베 협곡열차)를 이용, 약 4시간 왕복 관광을 했다.

 c.f. 쿠로베 협곡 열차가 꽤 만족스러웠다.
경치는 물론이거니와, 노천탕이며 야생원숭이며,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해서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라고 생각된다.
다음번에는 산행을 하러 와보고 싶어지던 지역.

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